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따라쟁이와 벤치마킹, 그 사이 어딘가의 내 인생

고백한다. 난 가끔 이런 생각을 했다. 남의 도움으로 목표를 달성했다면, 비겁한가? 오롯이 내 힘으로만 해내야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고, 진정 의미있는 것일까? 다분히 추상적인 물음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. 지금 내 삶에서, 일어났고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.


그렇다면 그 도움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. 일단 취업이 그렇다. 정말 운 좋게도 취업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가질 수 있었다. 게다가 면접에서 어필할 수 있었던 경험 역시, 한 끗 차이로 거머쥐었다. 우연의 반복은 결국 빠른 취업으로 이어졌고, 주변의 부러움을 조금 샀다.


그뿐만이 아니다. 돈 역시 마찬가지이다. 우연이 반복되어 투자를 결정했고, 노력 대비 보상이 퍽 만족스러운 상황이다.


물론 모든 것이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다. 이것저것 검색하길 좋아하는 내 성격이 첫단추를 꿴 것이 사실이다. 근데 그뿐이다. 내가 한 것은 검색하고 따라하는 것이 전부였다. 그게 대한 보상치곤 많은 걸 가지게 되었다.


그래서 의문이 생긴 것이다. 이렇게 남을 따라만해도 되는 것인지. 그래서 오늘 이 글을 통해, 결론을 맺으려 한다. 앞으로 내 인생에서, 지식을 어떻게 습득할 것인지에 대한 내적물음의 마침표이다.


내 통찰력이 남다르다면 굳이 남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도 성과를 낼 것이다. 패턴을 읽어내고, 의도를 파악해서 목표로 가는 최적 경로를 찾아내겠지. 물론 시간은 좀 걸릴 수 있겠다.


그런데 대다수 사람은 통찰력은 물론, 시간도 여유롭지 못하다. 나 역시 사람이기에, 통찰력이 평범한 수준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. 시간이 부족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. 따라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은 가성비와 효과가 떨어진다.


그렇다면 모든 것을 따라하는 건 어떨까. 인류 역사는 길어서 참고할 사람들도 많고, 과거까지 안 가더라도 현재 세계인구 중 참고할 사람은 무수히 많을 것이다.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. 바로 '진짜'를 찾아내는 안목이 필요하단 것이다. 엉뚱한 사람을 따라하면 엉뚱한 결과를 낼 수 밖에 없다.


따라서, 남을 따라하되 통찰력있는 사람을 찾아서 그 사람을 따라해야 한다. 그리고 따라하는 과정에서도, 내 안목이 부족했을 경우를 대비하여 그 사람의 전략이 맞는지 점검이 필요하다. 즉, 사람을 보는 안목과 전략의 실효성을 판단하는 논리력이 필요한 것이다.


물론 어찌됐든 남을 참고하는 것이기에
손 안 대고 코 풀기
같은 꺼림칙함이 입 안에 텁텁하게 맴돈다.
그러나 이 역시 반박가능하다. 우린 모두 한 때 구구단도 몰랐다. 오로지 부모나 교사에게 배워야 했다. 그러나 그 이후 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삶에 요긴하게 쓰고 있다. 구구단을 스스로 터득하는 건 의미가 없다.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구구단의 습득이 아니라 활용이기 때문이다.


즉, 남을 참고하고 따라하는 것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. 인생의 중점은 그 전략을 자유자재로 써먹을 수 있는지이므로.


따라서 나는 앞으로, 이것저것 다 따라할 예정이다. 좋다 싶은 건 닥치는 대로 따라하고, 효과를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다. 윤택한 삶을 가꿔갈 것이란 확신이 든다. 통찰력을 불어넣는 책을 좀 더 읽다가 자야겠다.